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.<br> <br>이런 식으로 대각선 모양의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겁니다. <br> <br>전민영기자가 현장 카메라로 보여드리겠습니다.<br><br>[기자]<br>저는 지금 대각선 횡단보도로 도로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. <br> <br>이 횡단보도가 보행자 사고를 줄여준다는데요. <br> <br>그 이유를 현장에서 짚어보겠습니다.<br> <br>출근시간, 서울의 교차로.<br><br>'ㅁ'자 횡단보도에 동시에 녹색불이 켜지자 보행자들이 걸음을 재촉합니다. <br><br>그런데 보행자들이 건너는 방향이 중구난방. <br><br>등굣길 어린이도 예외가 없습니다. <br> <br>사각형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는 대신 도로 한 가운데를 가로지릅니다. <br> <br>[이기창 / 서울 노원구] <br>(대각선으로 건너는 사람들 많이 보셨어요?) "많지, 많지. 볼 때는 (횡단보도 건너는 사람이랑) 반반씩 돼요. 좀 늦게 출발해서 건너면 그게 위험하죠. 차량하고 부딪힐까봐." <br> <br>또 다른 교차로도 마찬가지. <br> <br>직선보다 거리가 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려다보니 신호가 바뀌기 일쑤입니다. <br> <br>[전대성 / 서울 중랑구] <br>"차가 그냥 빽!하고 가다가 여기에 다 못 건너니까. 대각선으로 이렇게 오니까 노인네들은 힘들어가지고. 신호가 끊어져요." <br><br>보행자 신호가 켜질 때마다 사방으로 건너는 보행자와, 우회전 차량, 오토바이까지 한데 뒤섞여 아찔한 상황이 반복됩니다. <br><br>이런 보행자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근 대각선 횡단보도가 늘고 있습니다. <br><br>보행 신호가 켜지면 보행자들은 원하는 방향으로 길을 건넙니다. <br> <br>[박국희 / 서울 동대문구] <br>"대각선 없을 때는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많이 했었거든요. (생기니까) 다 같이 차들이 멈추잖아요. (아이) 통학할 때 너무 좋은 것 같아요." <br> <br>[문하민 / 서울 동대문구] <br>"신호등이 대각선 돼서 더 안전한 것 같아요." <br><br>실제로 대각선 횡단보도가 보행자 사고율을 42%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. <br><br>보행자 신호가 켜지면 직진 차량, 우회전 차량이 일제히 멈추기 때문입니다. <br><br>[정영제 / 서울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] <br>"(수십 년 간) 보행자를 신경 쓰지 않는 문화가 만연했습니다. 대각선 횡단보도 자체가 차량 신호랑 보행 신호를 완전히 분리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보행자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…." <br> <br>반면, 운전자 입장에선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집니다. <br><br>경기 군포십니다. <br> <br>교차로 가운데 무언가를 지운 흔적이 보이는데요,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없앤 겁니다.<br> <br>지난 2019년 어린이 통행이 많다보니 학부모들 민원에 설치했지만, 신호 대기를 못 참고 위반하는 차량이 많아지면서 1년 만에 폐지 민원이 들어왔습니다. <br> <br>[김용현 / 경기 군포시청 언론홍보담당관] <br>"정체 구간이 길어지고 그걸 못 견뎌서 신호를 위반해서 좌회전하는 차량들이 많아지니까 위험하다. 그게 더 보행자에게는 위협이 된다…. 2020년 3월에 폐지를 하게 됐습니다." <br> <br>전국에 설치된 대각선 횡단보도는 1700여 개로 전체의 3% 수준. <br> <br>보행자 중심으로 안전의식을 바꾸고, 정확한 설치기준을 마련해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.<br> <br>PD : 윤순용 장동하 <br>작가 : 전다정<br /><br /><br />전민영 기자 pencake@ichannela.com